금본위제 (금본위제도) 그리고 기축통화
브레튼우즈 체제는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게 된 아주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는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금본위제 무엇인지, 파운드화는 언제 기축통화였는지, 달러의 기축통화로의 전환은 언제 어떻게 된 것인지 아래 내용을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금본위제 정의
금본위제 (금본위제도)는 Gold Standard 은행이 보유한 금을 “기준자산”으로 하여 정부/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가치를 유지시키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출처/investopedia 정의] The gold standard is a fixed monetary regime under which the government’s currency is fixed and may be freely converted into gold. It can also refer to a freely competitive monetary system in which gold or bank receipts for gold act as the principal medium of exchange; or to a standard of international trade, wherein some or all countries fix their exchange rate based on the relative gold parity values between individual currencies)
번역 – 금본위제는 정부의 통화가 금에 고정되어 자유롭게 금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고정 통화 체제를 말합니다. 또한 금이나 금에 대한 은행 영수증이 주요 교환 수단으로 작용하는 자유 경쟁 통화 시스템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일부 또는 모든 국가가 개별 통화 간의 상대적 금 등가 가치를 기반으로 환율을 고정하는 국제 무역의 기준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금본위제 시작, 파운드화 £
18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국이 중국에서 차, 비단 등을 수입할 때 “은”을 사용했는데 시중에 은이 부족해면서 “금”과 “은”의 교환비율을 1:15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점점 발전하여 1816년 대영제국은 금본위제도를 채택하였고, 다른 나라들이 이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1914년까지 기축통화는 사실상 파운드화가 담당했습니다.
영국의 파운드화는 “파운드 스털링”인데, 잉글랜드파운드, 스코틀랜드파운드, 북아일랜드파운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두 1:1 교환이 가능하니 같은 파운드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운드화”라고 이름이 지어진 것도 과거 금화 하나로 1파운드 무게의 은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파운드화의 약자가 “P”가 아니라 “L”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호 £ 로 표기)
당시 세계교역량의 60%가 파운드화로 결제되었고, 1913년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48%가 파운드화였습니다. 그러나 1차,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영국은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파운드화를 마구 발행하였고, 가치가 급락하게 됩니다.
영국은행은 금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파운드화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1914년 금본위제 포기를 선언하였고 1931년부터는 파운드화와 금을 더이상 교환해주지 않았습니다.
제2의 금본위제 시작, 달러화 $
세계 1차,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의 나라들은 대부분 전쟁을 치렀습니다. 전쟁의 화마 속에 전쟁자금 조달로 애를 먹으면서 국고를 소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전쟁지역에서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었던 터라 전쟁의 화마로부터 안전 지대였습니다. 이 때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연준, FRB)를 1913년에 창설하면서 금융제도 및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며 금융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전쟁 중인 유럽은 미국의 참전을 바라기도 했고, 미국의 관여도를 높이기 위하여 미국의 자금을 빌려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유럽의 외환보유고에는 달러화의 점유율이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쟁 이후 미국은 산업기반이 무너져 내린 유럽에 각종 물자를 공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미국의 달러화는 기축통화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4년 미국과 유럽은 브레튼우즈 체제에 합의하게 됩니다. 영국의 경제학자였던 케인즈는 파운드화가 기축통화를 하였던 것을 통하여 기축통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미국 달러화보다는 국체통화를 창설하자는 주장을 하였습니다만,
미국은 엄청난 금보유량과 당시 국제적인 힘을 바탕으로 달러화의 기축통화를 밀어붙였고 이를 성사시키게 됩니다.
기축통화, 달러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서 미국은 순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하여 운영하였습니다. 그리고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자, 다른 나라들은 자국의 통화와 달러의 교환비율을 고정으로 정하여 운영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브레튼우즈 체제는 1944년부터 1971년까지 지속하게 됩니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여전히 금본위제 입니다. 따라서 18세기 파운드화의 기축통화 시대부터 브레튼우즈 체제의 달러의 기축통화 시대까지는 모두 금을 바탕으로 한 금본위제에 속하는 통화체제 입니다.
닉슨 쇼크 –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소 냉전시대가 펼쳐집니다. 미국은 원조, 군비지출 등으로 달러를 상당히 찍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베트남전쟁 이후 1970년대에는 미국의 재정적자 및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프랑스 등 몇몇 나라에서는 미국이 금본위제도에 맞게 달러를 지급하면 과연 금으로 모두 내어줄 수 있는지 의심을 갖게 됩니다. 독일은 금본위제도에서 탈퇴하였고, 영국/스페인/프랑스 등 몇몇 나라들은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미국은 금 태환 요구를 무마하기 위하여 1971년 1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금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7.895% 평가절하하였고, 이후 2차로 다시 달러화의 가치를 10% 평가절하 하였습니다.
금 1온스당 달러의 가치는 42달러로 변경된 것입니다. 결국 지속되는 금 태환 요구로 인하여 미국의 금 보유량은 70%에서 22%까지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1971년 8월 15일 미국 닉슨 대통령은 브레튼우즈 체제 협정의 파기를 선언하게 됩니다. 이를 닉슨 쇼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금본위제도는 역사상 폐지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금 1온스당 120달러까지 폭락하게 됩니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73% 폭락한 것입니다.
기축통화 특권, 트리핀의 딜레마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Robert Triffin)이 제기한 국제통화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을 ‘트리핀의 딜레마’라고 합니다. 미국 달러가 국제 기축통화 역할을 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제 유동성 공급과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를 위해서는 많은 양의 미국 달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를 지속해야 합니다. 이것은 미국이 더 많은 수입을 통해 다른 나라에 달러를 공급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세계 경제가 성장하고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이 계속해서 무역수지 적자 상태를 유지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2. 미국의 국제 신용도와 달러 가치 : 반면에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 누적되면 미국 국제 신용도는 하락하고, 이는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의 국제 기축통화로서의 신뢰성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여 국제 신용도를 유지하고 달러의 가치를 안정시켜야 하나…이는 달러의 국제 유동성 공급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위의 2가지는 서로 모순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딜레마의 상황에 처해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브레튼 우즈 체제에서 위의 모순점이 문제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 달러를 금에 고정시키고, 다른 통화들은 달러에 고정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미국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유지되는 상태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었으나 결국 금 태환이 가능한지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최근에는 금본위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은 무역적자를 유지하면서도 금과 상관없이 필요한 만큼 달러를 찍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달러가 약세를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가 성장하는 것과 연관이 있었던 것 입니다.
2020년 코로나 대확산 이후 미국의 엄청난 달러 유동성 공급 이후 전 세계는 자산가격의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미국 연준은 수차례 금리인상을 통해서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 달러의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면서 달러가 미국 연준으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지금 경제가 허약한 나라들은 모두 치명타를 입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 금 시세는 최근 10년내 역대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5~2016년 최저값 1온스당 1,198달러 대비 2배가 넘는 상황입니다. 무려 1온스당 2,454달러입니다. 금본위제를 실시하던 시기 1온스에 35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무려 7,011%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고 나서부터 브레튼우즈 체제 파기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여전기 페트로달러 등 여러가지 활동을 통하여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로화, 위안화의 도전이 있지만 미국의 경제규모는 전세계 GDP의 약 26% 상당히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는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