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와 물가상승 (feat. 화폐가치, 공급망 교란)

글쓴이 35nomadism 날짜

양적완화 역사와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를 정리해보려고 했으나, 너무 길어지게 될 것 같아서 일단 금융시장(Financial Market)에 화폐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중앙은행(연준)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건(금융위기) 직후 1차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를 시행하였다.

양적완화는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를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시중이란 금융시장 등 화폐를 통해서 거래가 일어나는 모든 시장을 의미한다)

다시 설명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증가하면, 침체된 경제(경기)가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통상 중앙은행(우리나라는 한국은행-BOK, 미국은 연준-FED,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의 조절을 통해(화폐정책) 유통되는 화폐의 물량을 조절한다.

메카니즘은 이렇다. 금융시장에서 대출/예금 등 거래의 기준이 되는 금리(기준금리)를 낮추면 경제주체(기업, 가계, 정부 등)들은 낮은 금리상황이기 때문에 예금을 하기보다는 대출을 받아서 사용한다.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 정부는 국채를 발행한다. 개인들은 마이너스통장, 아파트담보대출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사용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기존의 시장금리 등 여러 금리(예금금리, 회사채 금리, 국고채 금리 등)들도 영향을 받아서 서서히 오르게 된다. 그리고 금리가 오르게 되면 이자가 부담되는 주체들은 원금을 상환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유동성이 풍부한(자금이 남는) 주체들은 금융기관에 저축을 하게 된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던 화폐들은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 빨려들어가게 되고, 결국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 물량은 줄어들게 된다.

시중 유통 중인 화폐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당연히 경기에는 안 좋은 영향을 준다. 경기는 수축, 또는 경기 후퇴, 경기 침체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리고 기존 화폐 가치가 떨어져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의 물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이는 화폐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이후 물가는 안정화되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도식화 해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경기침체 발생 –> 실업률 증가 –>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 대출증가 및 투자증가 –>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의 물량 증가 –> 경기에 활력이 생김 –> 실업률 감소

화폐물량 증가로 인플레이션 발생 –>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 예금증가 및 대출상환 –>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 물량 감소 –> 물가 상승 줄어듦 –> 인플레이션 없어짐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및 유럽 등 각국의 양적완화 시행. 이는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의 물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던 사건이다. 경기를 활성화하고자 시행하였으나, 이는 결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자산의 가치의 엄청난 상승을 유발하였다.

둘째, 러-우 전쟁, 이-팔 전쟁 및 각국의 자원 무기화 등은 각종 원자재의 공급망을 교란시켰고, 이로 인하여 석유, 밀가루, 리튬, 희토류 등 여러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유발하였다. 이는 화폐의 물량과 상관없이 원자재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다.

셋째는 첫번째와 두번째의 합작의 결과로 보인다. 화폐의 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입물가 및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나니, 근로자들은 임금상승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정부와 기업들은 최저임금제 상승 및 급여인상을 하였다. 이는 다시 제품/서비스의 원가를 올리는 효과를 주었고 이것이 다시 물가상승을 부추키게 되었다. 악순환의 고리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지금 미국의 기준금리는 5.5%로 ’24년 하반기에 2-3회 인하를 전망하였으나, 최근에는 인하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목소리들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거의 제로금리에서 5.5%까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결국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고자 함이었는데, 아직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잡히지 않는 것 같고, 이렇게 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너무 좋은 상황이다.

경기가 좋다고 하니 그럼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되지만 미국 경기만 좋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곳들은 미국의 고금리로 인한 여러가지 안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을 기다리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과연 좋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인플레이션이 조금 잡히는 듯이 보이고, 지금 경기는 좋지만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을 대비하고, 고금리 상황에서 버티지 못하는 금융기관 및 경제주체들을 고려)에서 금리를 낮추면 어떻게 될까?

또 다른 안좋은 상황이 펼쳐질까 걱정이다. 그 동안 높은 금리에서 하락했던 주가 및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다시 오르고 인플레이션은 폭등하고 하는 문제 등 이는 결국 지금까지 노력했던 금리인상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

필자는 개인적 생각에, 미국의 대선 등 여러 이슈가 있겠지만 한동안 금리를 낮추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다른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미국 연준이 올해 하반기 쉽게 금리를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